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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쩌다 자가격리중.. 1화: 정신나갈 것 같은 후기아무거나 끄적이기 2021. 5. 9. 13:10
직장에 확진자가 나오는 바람에 17일까지 자가격리하게 됐다.
소식을 들었던 그 날 바로 검사를 받았고 결과는 음성이 나왔지만 내가 접촉했던 확진자는 무려 '무증상'이었다고..
그래서 더욱 위험했던 상황이지만 정말 좋은 소식은 그 분이 직장 내에서 어느 그 누구에게도 옮기지 않았다는 게
정말 다행이었다.
그렇게 시작한 자가격리..
처음 자가격리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사실 2주간 쉴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썩 나쁘진 않았다. 군대 전역하자마자 면접보고 바로 직장에 다녔기 때문에 조금의 쉴 시간도 없었던 내게 억지로 주어진 휴식시간이었다.
그러고 나서 3일 후 든 생각.
"아 뭔가 하고 싶은데 아무것도 하기 싫다."
진짜 정신 나갈 것 같애....
사실 휴무일에도 집에서 콕 박혀서 있는 거 싫어해서 운동을 가거나
(굳이) 카페에가서 공부하는 내게,이 자가격리는 정말 나를 조금도 움직이지 못하게 꽁꽁 묶어둔 것만 같았다.
환기라도 하려고 밖을 내다보니 하늘이 너무 흐렸다.
아니 하늘이 흐린 게 아니라 그냥 당장 내 눈앞이 흐렸다.
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.. 그냥 단순히 또 미세먼지가 말썽인 건가 하고 기사를 찾아봤다.
5월 8일 기준으로 미세먼지가 913..
913..?
913.........?
913......................?
살면서 처음 보는 수치였다.
우리 집은 지어진 지 오래돼서 화장실내에 환풍구가 없다.
샤워하고 나오면 너무 습해서
(
난 더워 죽어도 뜨끈한 물에 샤워함)베란다나 현관문을 열어 안에 쌓인 습기를 내보내는데
이건 왠 ㅋㅋㅋㅋㅋㅋXX 말이냐 방구냐
문을 열자니 먼지에 뒤덮여서 밥 안 먹어도 배부를 것만 같고 그냥 환기를 포기하기엔 내 몸뚱아리가 주머니에 넣어 놓고 먹는 거 까먹어서 뒤늦게 빨래할 때 발견된 녹은 초코파이 마냥 찐뜩거려서 화딱지가 너무 났다.
그래도.. 건강이 더 낫겠지 싶어서 이 악물고 문 닫으며 마음의 도를 닦았다.
(전 무교입니다.)그래도 오늘(05.09일) 기준으로 하늘이 '이클 코인 떡상해서 새로 산 돌체구스토 에스페르타' 처럼 밝고 깨끗하다.
(에스페르타는 조만간 후기글 올릴게요^^ 아 좋아라)(그래서 조만간 올려버림 ㅎㅎ 한번 둘러 보십숑)
https://yummysweetyhealthy.tistory.com/7
바로 굶주린 짐승마냥 창문을 벌컥열고
다시는 이런 공기를 마시지 못할것 처럼 배고픈 폐에 맑은 하늘을 억지로라도 쑤셔넣었다..
이렇게 좋은 날에 나갈 수 없다는건 정말 고문이 따로 없는듯..
아침부터 커피 한 잔 뽑고 글레이즈 도넛 하나 먹으면서 키보드를 두드리다 전화한통이 왔다.
코시국 격리 지정담당 공무원이셨는데, 격리에 필요한 기본 물품들을 문고리에 걸어놓으셨다.
쓰레기 봉투, 안내문서, 체온기, 스프레이형 소독수, 손소독제(겔형태), 마스크 3개
방역에 있어서 정말 딱 기본 물품을 주셨다
특히 저 '새라수'라는 소독수는 향이 거의 없긴 하지만 은은히 나는 꽃향이 꽤 괜찮았다.
근데 2주간 쓰기에는 양이 좀 많다.. 두고두고 써야징
마스크는 숨쉬기 편하다는 장점을 강조하고 있다. 3개는 좀 적지 않나..
싶으면서도 어차피 못나가는데 3개면 오히려 많다는 생각도 든다.
손소독제는 그냥 일반 손소독제와 같았고 무색에 알코올향이었다.
.
.
.
별거없네..
어쨌든 빨리 코시국이 지나고 마스크 벗고 지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
일도 못하고..
(헷)너무 심심하다.다음 포스팅엔 뭘 올릴까.. 집에만 박혀있다보니 특별한 일이 없다.
뭐.. 내일이 되면 알 수 있겠지
1화 끝><
밤낮 가리지 않고 방역에 힘쓰는 분들!
고생이 많으십니다. 파이팅!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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